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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해석, 감상평

제로 다크 서티 영화 리뷰

제로 다크 서티 영화 리뷰

제로 다크 서티 영화 리뷰
제로 다크 서티 영화 리뷰

아카데미에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결국 음향효과상을 수상했네요. 제시카 차스테인에게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결국 여우주연상의 영예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렌스에게 돌아갔죠. 영화는 장장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한 사람을 찾는 일에 집중하며 산 한 여인의 이야깁니다. 만약 그 사람이 짝사랑 상대라도 되었더라면 두 사람의 인연은 참 끈질긴 노력 끝에 이뤄내는 세기의 사랑이 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에서의 인연은 참 악연입니다.

영화 스토리

한 사람은 처참하게 죽고 한 사람은 시신을 확인하고는 허탈한 마음에 눈물만 흘립니다. 그녀의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미국의 요원인 마야가 처음 접한 것은 미국인의 증오의 대상이자 복수의 대상 1순위였던 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알만한 포로들을 족쳐 답을 얻어내는 고문 현장이었습니다. 아랍계 청년을 고문하는 장면은 <남영동 1985>와 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의 연속이었습니다. 시끄러운 록음악을 틀어 잠을 못 자게 하고 물고문도 수시로 했었죠.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였는지 헐렁한 바지에 변이 그대로 묻은 장면은 악취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했습니다. 고문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지만 그 장면을 직접 본 마야에게 오사마 빈 라덴을 잡는 게 운명처럼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마야의 시선에 의해 이야기됩니다. 9.11 테러가 발생하고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의해 살해된 10년간 이야기 중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은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코드네임 제로니모>에서 봤던 빈 라덴 사살 장면 말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현장 외에 10년 동안 지구촌 각지에서 벌어졌던 여러 테러사건의 실제 영상과 이면의 이야기를 바로 마야의 눈과 입을 통해 살을 붙였습니다. 그 숨겨진 비화를 얻어내기 위해 영화제작팀은 정보국과 국방부를 통해 상당 분량의 이야깃거리를 얻어냈다고 합니다. 어찌 되었든 강렬한 액션신을 기대한 영화팬에게 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적인 이야기 코드가 제삼자인 한국 관객들에게 먹힐지는 일단 물음표로 보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 포인트가 아마도 미국인과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는 심정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미국인들이야 테러라는 방식으로 자국민을 해친 자에 대한 분노의 응징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겠지만 서구 문명에 의해 짓눌려왔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또 다른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을 테니까요. 누구에겐 암살범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열사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암살을 당한 건지 아니면 총격전에 의해 사망한 건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은신처에 침입하는 군인들의 총질에 다소 아연했습니다.

감상평

이미 숨을 거둔 시신을 향해 확인사살을 감행하는 그들. 작전이 완료된 후 환호하는 모습 뒤로 겁에 질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마냥 통쾌하지만은 않더군요.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 법이죠. 훗날 그 아이들이 자라서 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분명 이 영화는 오사마 빈 라덴의 후예들에게는 상당히 큰 충격일 텐데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마야를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의 모습은 어쩌면 감독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미국인에겐 9.11 테러에 대한 복수극인 영화가 되겠지만, 제겐 그저 제시카 차스테인만 보였던 영화였네요.